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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 고도난청과 CROS/BiCROS: 적용 근거와 한계
- 작성일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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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 고도난청과 CROS/BiCROS: 적용 근거와 한계

양측 대칭성 난청과 달리 한쪽 귀만 고도 이상으로 저하되고 반대쪽이 정상이거나 경도에 그치는 편측 난청은 전통적인 보청기 적합 논리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다. 손상된 귀에 아무리 높은 이득을 줘도 와우 기능 자체가 실질적으로 소실된 편측 고도난청(single-sided deafness)이라면 증폭이 의미 있는 어음 인지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고안된 것이 대측 신호 전달 방식, 즉 CROS(Contralateral Routing of Signals)이다.
CROS의 기원과 작동 원리
CROS 개념을 처음 보고한 것은 1965년 Harford와 Barry의 논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5년 Harford와 Barry는 두부를 가로지르는 적합 방식에 대한 최초의 접근 가능한 공개 기술로 인정받았다.
CROS의 기본 원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들리지 않는 쪽 귀(환측)에 마이크로폰을 두어 소리를 수집하고, 이를 무선으로 정상 청력 측(건측) 수신기로 보내 그쪽 귀가 대신 듣도록 한다. 환측 귀 자체의 청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측 방향에서 오는 소리 정보를 건측 귀로 우회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우회가 필요한 이유는 머리그늘효과(head shadow) 때문인데, 머리그늘이란 머리에 가로막혀 소리의 진폭이 줄어드는 영역을 가리키며 회절 현상의 한 예로 설명된다. 편측 고도난청 환자는 환측 방향에서 소리가 들어오는 순간 그 정보 전체가 사실상 소실되므로, CROS는 이 소실분을 건측 귀로 우회시켜 보상하려는 재활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건측 귀에도 경도 이상의 난청이 있어 증폭이 필요한 경우에는 환측 마이크 신호와 건측 자체 증폭을 함께 제공하는 BiCROS(Bilateral CROS)를 적용한다. BiCROS 보청기는 청력이 없는 쪽에서 소리를 받아 듣는 귀로 전달하면서 동시에 양쪽에서 들어오는 소리를 모두 증폭한다는 점에서 CROS와 구분된다. 즉 CROS가 편측 고도난청과 건측 정상 청력의 조합에 쓰인다면, BiCROS는 편측 고도난청과 건측 경도-중등도 난청이 겹친 비대칭성 양측 난청에 적용되는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적응증과 적합 전 평가
CROS/BiCROS 적용을 고려하는 전형적 상황은 돌발성 난청 후유증, 청신경종양 수술 후 편측 청력 소실, 선천성 편측 고도난청, 메니에르병의 말기 변동 등 한쪽 귀의 와우 또는 청신경 기능이 실질적으로 소실된 경우다. 핵심 전제는 건측 귀가 증폭을 통해 충분한 어음 인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며, 적합 전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로 건측의 잔존 기능을 면밀히 평가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측 귀의 외이도와 중이 소견에 대한 이비인후과적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전음성 요소나 다른 원인을 가려낼 수 있다.
소음 환경에서의 역설적 효과
CROS/BiCROS를 둘러싼 임상적 논쟁의 핵심은 조용한 환경에서의 이득과 소음 환경에서의 손실이 상반될 수 있다는 점이다. Starkey의 임상 기술문서는 CROS 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소음 속 어음 이해도가 무보청기 상태보다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명시하며, 그 근거로 편측 난청 환자가 소음 속에서 정상 청력인과 동등한 어음 인지 수행도를 내려면 신호대잡음비를 최대 13dB까지 추가로 높여야 한다고 보고한 2002년 연구를 인용한다. 이런 역효과는 환측 방향에서 들어오는 음원이 목표 어음이 아니라 소음일 때 뚜렷하게 나타난다. 환측에 소음원이, 건측에 목표 화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원래는 머리그늘효과 덕분에 건측 귀가 소음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었던 것이, CROS로 인해 환측의 소음까지 그대로 건측 귀에 더해져 신호대잡음비가 악화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CROS/BiCROS 상담에서는 음원의 방향에 따라 이득과 손실이 교차한다는 점을 사전에 설명하고, 실생활에 가까운 환경에서 체험적 평가를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방향정위(localization)의 근본적 한계
CROS/BiCROS는 환측의 소리 정보를 건측 귀 하나로 모아 전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양쪽 귀 사이의 시간차와 강도차에 기반한 본래의 양이 방향정위 단서를 복원하지 못한다. 한 기술 리뷰는 CROS나 BiCROS 기기가 청취 불가능한 귀와 청취 가능한 귀 양쪽에서 들어오는 소리의 가청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방향정위에 필수적인 양이 단서를 복원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하며, 실제 훈련 연구에서는 좌우 방향정위 정확도가 무보청기 상태의 72%에서 고정형 BiCROS 착용 시 48%로, 조정형 BiCROS 조건에서는 37%까지 오히려 떨어졌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는 CROS가 소리를 놓치지 않게 하는 보상 전략이지, 정상적인 양이청취를 재현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골전도 임플란트, 인공와우와의 선택 비교
편측 고도난청의 청각재활 선택지는 CROS/BiCROS 외에도 골전도 임플란트와 인공와우가 있으며, 세 선택지는 작동 원리부터 다르다. 골전도 임플란트는 환측에 부착한 진동체가 두개골을 통해 소리 에너지를 양측 와우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신호를 전기적으로 건측 귀에 보내는 CROS와는 전달 경로 자체가 다르다. 두 방식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편측 고도난청이 있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무선 CROS 보청기와 골전도 임플란트를 비교했다.
인공와우는 환측 와우에 직접 전극을 삽입해 실질적인 양이청취 복원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CROS나 골전도 임플란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범주에 속한다. 무작위 대조 연구로 설계된 CINGLE 연구는 편측 고도난청이 소음 속 어음 지각과 음원 방향정위의 어려움, 때로는 이명으로 이어지며 기존의 CROS 보청기와 골전도 임플란트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인공와우를 포함한 세 선택지를 비교했다. 다만 인공와우는 이비인후과 영역의 수술적 개입이 필요한 선택지이므로, 수술 여부에 대한 결정과 적응증 판단은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하며, 청능사의 역할은 수술 전후 청각학적 기초자료 수집과 재활 영역에 국한된다.
적합 과정에서 청능사가 짚어야 할 것들
- 청력 평가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로 건측 귀의 잔존 기능과 환측 귀의 손상 정도를 정량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 중이 및 전음성 요소 확인환측 외이도와 중이 상태에 대한 이경검사 소견, 필요하다면 임피던스 검사 결과까지 종합해 전음성 요소의 혼재 여부를 가려야 한다.
- 실생활 소음 환경 평가실생활 소음 환경을 재현한 평가를 통해 음원 방향별 이득과 손실을 환자와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상담의 핵심이 된다.
- 의뢰 여부 판단골전도 임플란트나 인공와우로의 의뢰 여부도 이 평가 결과와 환자의 생활 환경, 이비인후과적 소견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참고문헌
- Harford, E., & Barry, J. (1965). A rehabilitative approach to the problem of unilateral hearing impairment: the contralateral routing of signals (CROS). Journal of Speech and Hearing Disorders, 30, 121-138.
- Valente, M., Valente, M., Enrietto, J., & Layton, K. (2002). Fitting strategies for patients with unilateral hearing loss(Starkey 기술백서 Considerations in CROS/BiCROS Fitting을 통해 수치 교차확인).
- Finbow, J., Bance, M., Aiken, S., Gulliver, M., Verge, J., & Caissie, R. (2015). A Comparison Between Wireless CROS and Bone-anchored Hearing Devices for Single-sided Deafness: A Pilot Study. Otology & Neurotology, 36(5), 819-825.
- CINGLE-trial 연구진(UMC Utrecht). Short-term outcomes of cochlear implantation for single-sided deafness compared to bone conduction devices and contralateral routing of sound hearing aids: Results of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CINGLE-trial). PLOS ONE.
- Hearing Review. Localization 103: Training BiCROS/CROS Wearers for Left-Right Localization. Hearing Review, 2015년 7월호.
- Head shadow. Wikipedia 항목(음향그림자 정의 및 참고문헌 포함).
- RNID. CROS and BiCROS hearing aids(환자 정보자료).


-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