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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과 평형

    청각과 평형 칼럼

      보청기 순응과 중추 청각 가소성, 근거와 논쟁
      • 작성일26.10.30
      • 조회 191

      보청기 순응과 중추 청각 가소성, 근거와 논쟁

      강동훈
      강동훈 전문청능사
      청각학 박사과정, 석사, 학사 졸업 / 26.10.30 작성

      보청기를 새로 착용한 사람의 어음인지나 주관적 만족도가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현상을 임상에서는 흔히 적응 과정으로 뭉뚱그려 부른다. 청각학 문헌에서 이를 가리키는 정밀한 용어는 순응 효과(acclimatization effect)이며, 단순한 기기 조작 숙달이나 상담 효과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체계적인 실험설계로 처음 제시한 연구자는 스튜어트 게이트하우스(Stuart Gatehouse)로, 1992년 미국음향학회지(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에 편측 보청기를 새로 착용한 성인을 대상으로 주파수반응에 대한 지각적 순응의 시간경과와 크기를 추적한 논문을 발표했다.

      순응이라는 현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순응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적합 직후에 측정한 어음인지나 음질 선호도 데이터가 보청기의 최종 이득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임상적 함의 때문이다. 직후 검사 결과만으로 잠재적 수행력을 단정하면, 수 주 뒤에 달성 가능한 수준을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다.

      미착용귀의 이야기: 후천성 청각박탈

      순응이 착용귀의 긍정적 변화를 가리킨다면, 그 반대편에는 미착용귀의 기능 저하라는 현상이 있다. 이를 처음 기술하고 후천성 청각박탈(late-onset auditory deprivation)이라는 용어를 제안한 연구는 실먼, 겔펀드, 실버먼(Silman, Gelfand, Silverman)이 1984년 발표한 논문으로, 좌우 대칭적 감각신경성 난청을 가진 성인이 한쪽 귀에만 보청기를 착용했을 때 미착용귀의 어음인지 수행력이 시간이 지나며 착용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하되는 양상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현상은 이후 단측 청각박탈(unilateral hearing deprivation)로 불리며 후속 연구에서 재현이 시도되었다.

      순응과 청각박탈은 같은 현상의 양면처럼 보이지만 서로 독립적으로 검증돼야 하는 별개의 가설이다. 2025년 미국언어청각학회(ASHA) 학술지의 등록형 체계적 문헌고찰은 이 둘을 구분하면서, 신규 보청기 착용자에서 나타나는 청각 기능의 변화는 착용귀의 개선인 순응 효과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미착용귀의 수행력 저하인 청각박탈 효과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최근에는 양측 대칭성 난청 성인을 단측 착용, 양측 착용, 미착용 상태로 나눠 행동검사와 사건관련전위를 함께 평가한 연구도 이뤄졌다.

      근거는 생각만큼 견고하지 않다

      임상에서는 순응 효과를 거의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학술적으로는 효과의 크기와 재현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의 체계적 문헌고찰은 25개의 통제된 연구를 검토했는데, 그중 18개가 어음인지를 평가했고 이 중 10개는 순응 효과를 보고했지만 1개는 혼재된 결과를, 나머지 7개는 순응 효과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한 영역 안에서도 순응이 확인된 연구와 확인되지 않은 연구가 비슷하게 공존한다.

      이런 회의적 시각을 뒷받침하는 작업은 숙련된 보청기 착용자를 대조군으로 삼아 기존 순응 데이터를 재분석한 연구다. 이 연구는 신규 착용자 74명과 경험 많은 착용자 37명을 포함한 총 111명의 성인을 1년에 걸쳐 추적했고, 다섯 가지 결과 측정치 가운데 청각적 순응과 일치하는 패턴을 보인 것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고 결론지었다.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의 관련 연구에서도 비선형 보청기 조건에서는 강건한 순응 효과가 지지되지 않았다고 보고됐다. 순응 효과 자체를 부정할 근거는 없지만, 그 크기와 임상적 의미가 모든 조건에서 일관되는 보편적 현상은 아니라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중추청각계에서는 무엇이 일어나는가

      순응이라는 행동적 현상의 배후에 있는 신경학적 기반을 이해하려면 중추청각계의 가소성을 살펴봐야 한다. 말초에서 소리 자극이 줄어들면 청각피질을 비롯한 중추 청각로는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재조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대상 영상 연구에서는 후천성 감각신경성 난청이 청각피질의 주파수지도, 즉 톤오토픽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말초 입력이 줄면 피질 수준의 주파수 표상 자체가 재편된다는 뜻이며, 보청기를 통한 소리 자극 재개는 단순히 음량을 키우는 것을 넘어 재편된 피질 표상에 다시 입력을 공급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재조직이 보청기 착용만으로 온전히 되돌아간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함의는, 난청을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추청각계가 저입력 상태에 맞춰 재조직될 시간도 함께 길어지고, 그만큼 적합 이후 순응에 필요한 시간이나 달성 가능한 상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조기 착용을 지지하는 신경생리학적 논거의 핵심이다.

      조기 착용과 양이 착용이 유리한 이유

      소아 영역에서는 조기 선별과 조기 중재가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가 비교적 두텁다. 요시나가이타노(Yoshinaga-Itano)와 동료들의 연구는 조기에 발견된 아동과 더 늦게 발견된 아동을 비교했을 때, 조기 발견과 조기 중재가 유의하게 더 나은 언어발달과 연관되어 있었다고 보고했다. 신생아 청각선별 확산 이후 반복 확인된 흐름으로, 조기 중재가 민감기 동안 중추청각계 발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해석과 맞닿아 있다. 성인에서도 논리는 유효해서, 미착용 상태가 길어진 귀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수행력을 보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이 착용이 편측 착용보다 유리하다는 근거도 축적돼 있다. 양이 증폭의 이득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소음 속 어음수용, 청취노력, 음원정위 검사에서 중등도에서 고도 난청군에 양이 이득이 확인되었고, 청취노력 측면에서는 경도 난청군에서도 양이 이득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했다. 양이 청취가 제공하는 두영효과와 양이 압착효과는 단순히 두 귀로 듣는다는 산술적 이점을 넘어선다. 양이 동시 착용은 애초에 한쪽 귀를 저자극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추청각계의 비대칭적 재조직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접근이기도 하다.

      검사자에게 남는 실무적 함의

      이상을 종합하면 몇 가지 원칙이 도출된다. 적합 초기 평가 결과는 최종 성과가 아니라 순응 과정 중 한 시점으로 해석하고, 재평가 일정을 배치해 변화를 추적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순응의 존재를 전제로 적합을 미루기보다, 처음부터 적합목표공식에 부합하는 이득과 주파수반응을 제공하면서 추적 평가로 보완하는 접근이 근거와 더 부합한다. 편측 적합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양이 평가와 양이 적합을 우선 고려하는 편이 타당하다. 난청 확인 시점과 보청기 착용 사이의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은 소아뿐 아니라 성인에서도 중추청각계 재조직의 관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순응과 청각박탈, 중추청각계 가소성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효과의 방향성에는 어느 정도 합의가 있지만 크기와 보편성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다른 결과가 보고되는 만큼, 검사자는 개별 난청인의 데이터를 특정 이론에 끼워 맞추기보다 반복 평가로 각자의 변화 궤적을 확인하는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참고문헌
      • Gatehouse, S. (1992). The time course and magnitude of perceptual acclimatization to frequency responses: Evidence from monaural fitting of hearing aids.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92(3), 1258-1268.
      • Silman, S., Gelfand, S. A., & Silverman, C. A. (1984). Late-onset auditory deprivation: Effects of monaural versus binaural hearing aids.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 Auditory Acclimatization in New Adult Hearing Aid Users: A Registered Systematic Review of Magnitude, Key Variables, and Clinical Relevance (2025).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ASHA).
      • Reexamination of Data on the Acclimatization of Hearing Aid Benefit Using Experienced Hearing Aid Wearers as Controls (2025). Journal of Speech, Language, and Hearing Research (ASHA).
      • Acclimatization to Hearing Aids. Research Explorer, University of Manchester.
      • Hearing aid fitting and unilateral auditory deprivation: behavioral and electrophysiologic assessment. (PMC9446341 / PubMed 23306571)
      • Yoshinaga-Itano, C., Sedey, A. L., Coulter, D. K., & Mehl, A. L. (1998). Language of early- and later-identified children with hearing loss.
      • Cortical Tonotopic Map Changes in Humans Are Larger in Hearing Loss Than in Additional Tinnitus (2020). Journal of Neuroscience, 40(16), 3178.
      • Selecting Appropriate Tests to Assess the Benefits of Bilateral Amplification With Hearing Aids. (PubMed 27460871)
      📌저자 소개강동훈은 하나히어링(운영사 주식회사 오디스랩) 대표이자 전문청능사로, 청각학 학사 및 석사를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보청기 순응과 중추 청각 가소성, 근거와 논쟁
      강동훈 대표
      강동훈 대표이사 / 전문청능사
      청각학 박사과정, 석사, 학사 졸업, 전문청능사
      •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대표논문 보청기를 착용한 노인의 문장 순서화를 이용한 청능훈련 Audiology and Speech Research 2020;16(2):124-132
      저서 잘 안 들리기 시작했다면 비타북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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