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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이명/보청기 칼럼
미국 보청기 법정급여의 성장과 커버리지 불균형
- 작성일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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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청기 법정급여의 성장과 커버리지 불균형

보청기 접근성 논의는 오랫동안 기기 성능이나 적합(fitting) 기술에 집중돼 왔지만, 실제로 누가 보청기를 손에 넣는가를 가르는 1차 변수는 재정 구조다. 미국은 공적보험(Medicare)이 보청기와 관련 서비스를 오랫동안 급여에서 제외해 온 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state) 단위 법정급여(mandated benefits)와 Medicaid가 접근성의 실질적 토대 역할을 해왔다. 최근 발표된 Arnold 등의 연구는 이 토대가 지난 15년간 어떻게 성장했고, 성장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지 않았는지를 종단으로 추적했다.
들어가며: 왜 지금 "법정급여의 성장 곡선"인가
이 칼럼은 해당 연구와 동일 연구진의 선행 데이터셋을 함께 리뷰하면서, 한국의 보장구(보청기) 급여제도와 비교해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한다. 급여 설계가 청각 재활의 입구를 어떻게 좁히고 넓히는가에 초점을 둔다.
원저 개요: 15년 종단 설계
리뷰 대상인 중심 연구는 Michelle L. Arnold 연구진의 "Longitudinal Growth of Mandated Hearing Aid Benefits in the US"다. 이 연구는 민간보험, Medicaid, 연방 직접서비스 프로그램에서의 보청기 의무급여를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식별하고, 미국의 청소년, 성인, 고령자 집단을 급여 유형과 경제지표별로 비교한 단면연구로 설계됐다. 저널은 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이며 2026년 온라인 선공개됐다.
이 설계의 강점은 단일 시점 스냅숏이 아니라 정책의 변동 자체를 시계열로 코딩한 점이다. 법령 신설, 중단, 폐지가 집단별 커버리지 비율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 총량 서사와 분포 서사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
성장의 실측: 늘긴 늘었다
동일 연구진의 선행 데이터는 성장의 방향과 크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민간보험 법정급여 측면에서는 Arnold 등이 정책 감시(policy surveillance) 방법으로 민간보험 가입자의 의무급여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적용 인구 비율을 정량화해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보고했다. 주 단위 의무급여는 꾸준히 추가돼 왔으나 상당수가 연령 제한을 포함한다는 구조적 특징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Medicaid 쪽에서는 성장 폭이 수치로 더 선명하다. Arnold 등의 American Journal of Audiology 보고에 따르면 2008년에는 Medicaid 성인 가입자의 65.4%가 보청기 급여를 받을 수 있었고, 이 비율은 2023년까지 70.3%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에 네 개 주가 급여를 신설하고 네 개 주가 중단했으며 네 개 주가 제거했다. 이는 순증가의 이면에 적지 않은 후퇴가 공존했음을 보여준다.
불균형의 구조: 연령과 소득이라는 두 축
중심 연구는 보청기 급여의 공백이 특히 고령자와 저소득 성인에게 지속적으로 남아 있음을 지적했는데, 이 불균형은 우연이 아니라 제도 설계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연령 축이다. Health Affairs에 실린 Arnold 등의 분석을 보면, 2022년 기준 26개 주와 1개 준주가 보청기 의무급여를 두고 있었으나 그중 전 연령 급여를 요구한 곳은 일곱 개 주에 그쳤고, 나머지는 대부분 연령 상한을 두었다. 즉 다수의 법정급여가 소아에 집중돼 있어, 노화성 난청(presbycusis)이 집중되는 고령 성인은 의무급여의 바깥에 남기 쉽다.
둘째는 공적보험의 구조적 배제다. 선행 문헌은 보청기와 관련 서비스가 미국 고령자의 주된 공보험인 Medicare에서 법정 제외 항목이라는 점을 반복해 지적해 왔다. 이 배제가 존재하는 한, 주 단위 의무급여와 Medicaid가 아무리 성장해도 고령 인구 전반을 포괄하기 어렵다. 결국 성장은 입구를 넓혔지만, 그 입구가 저소득 고령자에게는 여전히 좁게 열려 있는 셈이다.
방법론적 함의: 정책 감시라는 렌즈
이 일련의 연구가 전문가에게 주는 또 하나의 가치는 방법론이다. 연구진은 정책 감시와 자료 삼각검증으로 Medicaid 수가제 급여정책을 코딩하고, 여기에 American Community Survey의 개인 수준 자료를 결합해 급여 대상 인구 비율을 추정했다. 급여 정책 자체를 측정 가능한 노출변수로 코딩하는 접근은 접근성 연구의 표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한국에서 보장구 급여의 효과를 평가할 때도, 제도 텍스트의 변화와 수급 자격 인구를 함께 시계열화하는 설계가 참고가 된다.
한국 제도와의 비교: 다른 입구, 같은 과제
한국은 미국과 재정 구조가 상이하다. 전 국민 단일 건강보험 체계 아래에서 보청기는 등록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보장구 급여의 틀에서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정 주기마다 재급여가 가능한 구조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미국처럼 주마다 급여 유무가 갈리는 분절성은 적지만, 지원의 입구가 장애 등록이라는 관문에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형태의 선별이 작동한다.
여기서 미국 연구의 시사점을 한국 맥락으로 옮기면 두 가지가 보인다. 하나는 연령 축의 공백이다. 미국이 소아 중심 급여로 고령 성인을 흘려보내는 구조라면, 한국은 장애 등록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도-중등도 난청 고령층이 제도의 바깥에 놓이기 쉽다. 등록 기준 미만 구간의 평가와 관리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과제로 남는다.
다른 하나는 분포의 측정이다. 미국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총량 지표만으로는 불균형이 가려진다. 한국에서도 급여 건수 같은 총량 지표를 넘어, 소득분위와 연령대, 지역별로 실제 수급과 보청기 사용 지속률의 분포를 추적해야 제도의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Arnold 연구진의 종단 데이터가 전하는 핵심은 단순하다. 법정급여는 지난 15년간 분명히 성장했으나, 성장의 혜택은 연령과 소득을 따라 고르지 않게 분배됐다는 것이다. 이 비대칭은 기기 가격이나 적합 기술로 해소되지 않으며, 급여 설계의 연령 제한과 공적보험의 구조적 배제라는 정책 변수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청각학 연구자와 임상가에게 이 연구는 두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하나는 제도 텍스트의 변화와 수급 자격 인구를 함께 시계열화하는 정책 감시형 연구 설계의 도입이다. 다른 하나는 등록 기준 미만의 경도-중등도 고령 난청 인구에 대한 평가와 재활 접근 체계를 분포의 관점에서 재점검하는 일이다. 제도의 입구가 어디서 좁아지는지를 데이터로 드러낼 때, 청각 재활의 공공성 논의도 비로소 구체화된다.
참고문헌
- Arnold, M. L., et al. (2026). Longitudinal Growth of Mandated Hearing Aid Benefits in the US. JAMA Otolaryngology-Head & Neck Surgery (online first, Oct 15, 2026). doi:10.1001/jamaoto.2026.3143.
- Arnold, M. L., Heslin, B. J., Dowdy, M., Kershner, S. P., Phillips, S., Lipton, B., & Pesko, M. F. (2024). Longitudinal Policy Surveillance of Private Insurance Hearing Aid Mandates in the United States: 1997-2022.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114(4).
- Arnold, M. L., Tonti, L., Phillips, S., Kershner, S. P., Lipton, B. J., Heslin, B., Ukert, B. D., & Pesko, M. F. (2025). Number of States Providing Medicaid Hearing Aid Coverage for Adults Increased; Variability Was Substantive, 2017-23. Health Affairs. doi:10.1377/hlthaff.2025.00270.
- Arnold, M. L., et al. (2026). Longitudinal Trends in Medicaid Hearing Aid Coverage for Adults in the United States: 2003-2023. American Journal of Audiology. doi:10.1044/2026_aja-25-00204.
- Reed, N. S. (2024). State Mandates for Hearing Aid Coverage: An Opportunity for Improving Access to Hearing Health. (commentary, PMC10937609).


-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