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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폐 딜레마와 FIT 검사: 양측 전음성 난청에서 기도 역치를 구하는 법
      • 작성일26.10.01
      • 조회 304

      차폐 딜레마와 FIT 검사: 양측 전음성 난청에서 기도 역치를 구하는 법

      강동훈
      강동훈 전문청능사
      청각학 박사과정, 석사, 학사 졸업 / 26.10.01 작성

      교과서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문제

      순음청력검사에서 차폐(masking)는 비검사귀(non-test ear)가 검사귀 대신 반응하는 교차청취(cross-hearing)를 막기 위한 절차다. 원리는 단순하다. 비검사귀에 차폐음(masking noise)을 흘려 그 귀의 역치를 일시적으로 올려놓고, 검사귀 반응이 진짜인지 확인한다. 문제는 이 절차가 전제로 깔고 있는 가정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전제는 두 가지다. 첫째, 두개골을 건너가며 소리 에너지가 줄어드는 양, 즉 interaural attenuation(IA)이 충분히 크다는 것. 둘째, 비검사귀에 충분한 차폐음을 걸어도 그 소리가 다시 골전도(bone conduction)로 검사귀를 넘어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 양측 모두에 상당한 기도-골도 격차(air-bone gap, ABG)가 있는 전음성 혹은 혼합성 난청에서는 이 두 전제가 동시에 무너진다. 이것이 1960년 Ralph Naunton이 처음 "masking dilemma"라는 이름을 붙인 상황이다(Naunton, 1960).

      Naunton의 공식화, 그리고 왜 이것이 역설인가

      Naunton이 기술한 상황은 간단히 말해 이렇다. 비검사귀의 기도역치를 가리려면 그 귀의 ABG만큼 차폐음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차폐음은 공기로만 전달되는 게 아니라 두개골을 통해 골전도로도 검사귀에 전달된다. 골전도에 대한 IA는 관례적으로 0dB로 가정한다. 비검사귀에 건 차폐음이 감쇠 없이 그대로 검사귀 cochlea에도 도달한다고 보는 것이다. 비검사귀의 ABG가 클수록 필요한 차폐음 레벨도 올라가고, 그 차폐음이 검사귀 자신의 골도역치를 넘어서는 순간 검사귀까지 가려버리는 overmasking이 발생한다. 반대로 차폐음을 낮추면 비검사귀가 여전히 반응해버리는 undermasking이 남는다. 두 실패 사이에 안전한 구간, 즉 plateau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masking dilemma다.

      Seneviratne 등(2019)이 이 문제를 재정리하며 제시한 부등식은 다음과 같다(Seneviratne et al., 2019).

      ABG(검사귀) + ABG(비검사귀) ≥ 2 × IA - 15dB

      이 부등식이 성립하면 이론상 plateau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IA는 사용 중인 변환기(transducer)의 최소 interaural attenuation 값이다. 다만 이 식은 임상 경험칙에 가까운 근사이며, 실제 IA는 주파수와 개인 두개골 구조에 따라 상당히 흩어진다는 점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

      1차 우회로: Insert Earphone

      가장 먼저 시도하는 실무적 해법은 변환기를 바꾸는 것이다. 표준 supra-aural 이어폰의 최소 IA를 보수적으로 약 40dB로 가정하는 것과 달리, 삽입형(insert) 이어폰은 외이도 안쪽까지 깊이 삽입되며 IA를 끌어올린다. IA가 늘어나면 부등식의 우변이 커지므로, 같은 ABG 조합이라도 더 이상 딜레마 조건을 만족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Hosford-Dunn 등(1986)은 insert masker를 이용해 상당수의 masking dilemma 사례를 해소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Hosford-Dunn, Kuklinski, Raggio, & Haggerty, 1986). 임상에서는 이 방법이 1차 선택지로 자리잡았다.

      2차 우회로: FIT 검사

      Insert phone으로도 plateau를 못 만드는 극단적 사례, 즉 양측 모두 상당한 ABG를 가진 경우에 남는 선택지 중 하나가 Fusion at Inferred Threshold(FIT) 검사다. Moe Bergman이 1964년 Archives of Otolaryngology에 발표한 기법으로(Bergman, 1964), 1907년 Stenger가 보고한 양이융합(binaural fusion) 현상, 즉 양쪽 귀에 동시에 들어온 소리를 뇌가 하나의 음상(single fused image)으로 지각하는 성질을 역이용한다.

      절차의 뼈대는 이렇다. 한쪽 귀(흔히 더 나은 귀)의 레벨을 고정하고, 반대쪽 귀의 자극 레벨을 체계적으로 바꿔가며 피검자가 "하나로 합쳐진 소리"로 지각하는지, 아니면 분리된 두 소리로 지각하는지를 보고하게 한다. 융합이 일어나는 경계 레벨들을 역산해 차폐음 없이도 문제 귀의 기도역치를 추정한다. 차폐음을 전혀 쓰지 않으므로 overmasking 자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장점이다.

      다만 이 방법은 이름 그대로 binaural fusion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비대칭적인 loudness growth, retrocochlear 병변, 중추청각처리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융합 판단 자체가 불안정해지므로 결과 해석에 더 신중해야 한다.

      역사 속의 또 다른 해법: SAL 검사

      같은 딜레마를 다른 경로로 우회한 기법이 Jerger와 Tillman이 1960년에 제안한 Sensorineural Acuity Level(SAL) 검사다(Jerger & Tillman, 1960). 이마 중앙(forehead)에 골도 진동자를 놓고 일정한 레벨의 차폐음을 양쪽 cochlea에 동시에 가한 뒤, 그 상태에서 기도역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정상군의 threshold shift와 비교해 감각신경성분을 역산하는 방식이다. Rainville(1955)이 먼저 제안한 개념을 Jerger와 Tillman이 임상 절차로 다듬었다.

      FIT와 SAL 둘 다 지금의 일상 임상에서는 드물게 쓰인다. 전용 장비 접근성과 절차의 복잡성이 insert phone 사용에 비해 진입장벽으로 작동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 부분은 기관별 숙련도 차이가 커 일반화하기보다는 경향으로만 적어둔다. 그럼에도 두 기법이 여전히 교재에 남아 있는 이유는, insert phone으로도 plateau가 안 잡히는 극단적 양측 전음성 난청(선천성 외이도 폐쇄를 동반한 소이증, 심한 이경화증 등)에서는 지금도 실질적인 대안이 거의 이 두 가지뿐이기 때문이다.

      기법원리차폐음 필요주요 제한
      Insert phoneIA 자체를 증가필요(재래식)극단적 ABG 조합엔 한계
      FIT (Bergman, 1964)양이융합 역산불필요융합 이상 환자에서 신뢰도 하락
      SAL (Jerger & Tillman, 1960)골도 기준 threshold shift 비교필요(골도)전용 변환기 필요, 절차 복잡

      같은 교실, 다른 문: 폐쇄효과(Occlusion Effect)가 주는 단서

      같은 강의에서 masking dilemma와 나란히 다뤄지는 주제가 폐쇄효과(occlusion effect, OE)인 데는 이유가 있다. 둘 다 저주파, 골전도, 그리고 외이도라는 같은 물리적 경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OE는 외이도를 막았을 때 저주파 골도음이 커지는 현상이다. Stenfelt와 Reinfeldt(2007)의 모델에 따르면 supra-aural/circumaural 이어폰에서는 최대 약 15dB, insert형 변환기에서는 저주파 대역에서 약 25dB 수준의 OE가 보고된다(Stenfelt & Reinfeldt, 2007). 기전은 외이도가 열려 있을 때는 고역통과필터처럼 작동해 저주파 에너지를 빠져나가게 하지만, 막히는 순간 이 통로가 닫히며 외이도 내 음압이 올라가고 그 압력이 고막을 통해 다시 중이로 전달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OE가 정상 중이 기능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소골 고정이나 중이 병변으로 전음성분이 있는 귀에서는 OE가 약화되거나 거의 사라진다. Tsai 등(2005)은 이경화증 환자군에서 정상군 대비 OE가 유의하게 감쇠되어 있음을 보고했다(Tsai, Ostroff, Korman, & Chen, 2005). 바로 이 성질을 이용한 것이 Bing 검사로, 외이도를 막았다 뗐다 하며 소리 크기 변화를 환자가 보고하게 해 전음성분의 존재를 가늠하는 음차검사다. masking dilemma가 "저주파 골도 누설이 검사를 방해하는" 상황이라면, Bing 검사는 거꾸로 "같은 누설 경로가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를 단서로 쓰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같은 물리 현상을 문제로 마주치느냐 도구로 쓰느냐의 차이다.

      임상에 적용한다면

      양측에 상당한 ABG가 확인되는 사례를 마주쳤을 때의 접근 순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우선 insert phone으로 전환해 IA를 끌어올린 뒤 plateau가 잡히는지 다시 확인한다.
      2. 그래도 plateau가 안 잡히면, 기관의 장비와 숙련도에 따라 FIT 또는 SAL 중 접근 가능한 쪽을 택해 간접 추정치를 구한다.
      3. 두 간접법 모두 참고치일 뿐이라는 점을 기록에 명시하고, 영상검사(측두골 CT 등)나 중이 임피던스 검사 소견과 함께 종합해 해석한다. 수술 여부를 다투는 이경화증이나 외이도 폐쇄 사례에서는 이비인후과와의 소견 교환이 특히 중요하다.

      참고문헌

      • Naunton RF. A Masking Dilemma in Bilateral Conduction Deafness. Arch Otolaryngol. 1960;72(6):753-757.
      • Bergman M. The FIT Test: Monaural Threshold Finding Through Binaural Fusion. Arch Otolaryngol. 1964;80(4).
      • Jerger J, Tillman T. A New Method for the Clinical Determination of Sensorineural Acuity Level (SAL). 1960. (Rainville, 1955의 골도 차폐 개념을 임상 절차로 확장)
      • Hosford-Dunn H, Kuklinski AL, Raggio M, Haggerty HS. Solving Audiometric Masking Dilemmas With an Insert Masker. Arch Otolaryngol Head Neck Surg. 1986;112(1).
      • Seneviratne S, McNeill C, Greenberg SL, Kong J. Naunton's Masking Dilemma Revisited. Otol Neurotol. 2019;40(1). doi:10.1097/MAO.0000000000002043
      • Stenfelt S, Reinfeldt S. A Model of the Occlusion Effect With Bone-Conducted Stimulation. Int J Audiol. 2007;46(10):595-608. doi:10.1080/14992020701545880
      • Tsai V, Ostroff J, Korman M, Chen JM. Bone-Conduction Hearing and the Occlusion Effect in Otosclerosis and Normal Controls. Otol Neurotol. 2005;26(6):1138-1142.

      이 글은 하나히어링 대표 강동훈(청각학 학사, 석사 졸업, 박사과정)이 임상청각학 1차 문헌을 바탕으로 정리한 전문가용 칼럼이다. 개별 환자 적용은 임상 소견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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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폐 딜레마와 FIT 검사: 양측 전음성 난청에서 기도 역치를 구하는 법
      강동훈 대표
      강동훈 대표이사 / 전문청능사
      청각학 박사과정, 석사, 학사 졸업, 전문청능사
      •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대표논문 보청기를 착용한 노인의 문장 순서화를 이용한 청능훈련 Audiology and Speech Research 2020;16(2):12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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