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이명/보청기
난청/이명/보청기 칼럼
이명의 베이지안 예측부호화 모델 읽기
- 작성일26.10.10
- 조회 308
이명의 베이지안 예측부호화 모델 읽기

들어가며: 왜 또 하나의 이명 모델인가
이명은 외부 음원 없이 소리가 지각되는 현상이지만, 말초의 손상 정도와 이명의 강도 또는 괴로움 사이의 상관은 일관되게 약하다는 점이 오래 지적돼 왔다. 달팽이관 손상이 심해도 이명이 없는 경우가 있고, 청력도가 정상에 가까워도 심한 이명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말초에서 피질에 이르는 기존 모델들은 이 불일치를 각자의 층위에서 설명했지만, 하나의 틀로 묶어내지는 못했다. 베이지안 예측부호화(Bayesian predictive coding) 모델은 이 간극을 뇌의 지각 생성 원리 자체에서 다시 읽으려는 시도다. 이 칼럼은 해당 모델의 논리와 기존 신경생리학 모델과의 접점, 그리고 현재의 임상 적용 수준을 전문가 독자를 위해 정리한다.
예측부호화의 기본 논리
예측부호화 관점에서 지각은 감각 입력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니라, 상위 피질이 내려보내는 예측(prior)과 하위에서 올라오는 감각 증거 사이의 불일치, 곧 예측오차(prediction error)를 최소화하는 능동적 추론 과정으로 간주된다. 여기서 핵심 변수가 정밀도(precision), 즉 각 신호에 부여되는 신뢰 가중치다. 예측과 예측오차 중 어느 쪽에 더 큰 정밀도가 실리느냐에 따라 최종 지각이 결정된다. 이 생성 모델적 관점은 Karl Friston이 정립한 자유에너지 원리 계열의 뇌 이론에 뿌리를 둔다.
Sedley 등의 정밀도 기반 통합 모델
이명을 예측부호화로 설명한 대표 논문은 Sedley, Friston, Gander, Kumar, Griffiths가 제시한 통합 모델이다. 이 연구는 말초에서 피질에 이르는 기존 이론들이 개별적으로도, 또 종합해서도 가용한 실험 증거의 범위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고, 예측부호화에 근거한 새로운 틀을 제안했다(Sedley et al., 2016, Trends in Neurosciences). 이 모델의 요지는 자발적 신경 활동이 평소에는 침묵에 대한 예측에 의해 억제되지만, 특정 조건에서 그 활동이 감각 증거로 채택되면서 소리 없는 소리가 지각으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이 틀에서 이명의 발생은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말초 손상 등으로 비정상적 자발 활동이 생기고, 이것이 예측오차로 등록된다. 다음으로 뇌가 이 활동에 높은 정밀도를 부여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해 침묵이 아닌 소리라는 사전 믿음을 갱신하면, 이명이 안정적인 지각으로 고착된다. 여기서 중요한 반전은 이명이 들리는 순간보다 이명이 지각으로 굳어지는 과정에서 예측오차가 오히려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즉 이명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뇌의 추론 결과로 재해석된다.
기존 신경생리학 모델과의 관계
예측부호화 모델은 기존 모델들을 폐기하는 대신 상위의 추론 틀 안에서 재배치하려 한다. 중추 이득(central gain) 증가 모델은 말초 입력 감소에 대한 항상성 보상으로 중추 청각 경로의 이득이 올라가면서 자발 활동이 증폭된다고 본다. 예측부호화 관점에서 이 증폭된 자발 활동은 그 자체로 이명이 아니라, 정밀도 가중을 거쳐 지각으로 채택되어야 비로소 이명이 되는 후보 신호에 해당한다.
신경 동기화 및 시상피질 율동장애(thalamocortical dysrhythmia) 계열의 모델은 감각 탈구심성화 이후 나타나는 비정상적 저주파 진동과 가장자리 영역의 고주파 활동 결합을 이명의 신경 상관으로 제시해 왔다. 예측부호화 틀은 이런 진동 지표를 예측과 예측오차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전달된다는 가설과 연결해 해석할 여지를 준다. 상행 예측오차와 하행 예측이 구분되는 주파수 채널을 탄다는 생각은 이명 연구에서 활발히 검토되는 지점이다.
De Ridder와 동료들은 환각지각을 베이지안 뇌의 산물로 보는 관점을 폭넓게 전개했다. 이들은 결손된 감각 입력이 만든 불확실성을 뇌가 채워 넣는 방식으로 환각적 지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De Ridder et al., 2014, The Bayesian brain: Phantom percepts resolve sensory uncertainty). 이 관점은 이명을 환상통이나 다른 환각지각과 같은 계열의 현상으로 묶는다는 점에서, Sedley 등의 정밀도 중심 모델과 상보적으로 읽힌다.
수식으로 본 정밀도 가중
예측부호화의 갱신 규칙을 단순화하면, 사후 추정치는 사전 예측과 감각 증거를 각각의 정밀도로 가중한 평균으로 수렴한다.
$\mu_{post} \approx \frac{\pi_{prior}\,\mu_{prior} + \pi_{sens}\,\mu_{sens}}{\pi_{prior} + \pi_{sens}}$
여기서 파이는 정밀도, 뮤는 추정치를 가리킨다. 이명 맥락에서는 침묵에 대한 사전의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거나 비정상 자발 활동에 대한 감각 정밀도가 과대평가될 때, 사후 추정치가 소리 쪽으로 기운다. 이 틀의 장점은 말초 손상 정도와 이명 지각의 불일치를 정밀도라는 조절 변수 하나로 흡수해 설명한다는 데 있다.
실험적 검증과 한계
이 모델은 사고 틀에 머물지 않고 검증 가능한 예측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평가된다. 최근 연구들은 청각 자극의 규칙성을 조작하는 과제에서 이명군이 대조군과 다른 예측 처리 양상을 보인다고 보고하며 예측부호화 틀을 검증해 왔다(Reisinger et al., 2024). 이런 결과는 이명이 단순한 말초 신호 증폭이 아니라 감각 예측의 변화와 관련된다는 가설에 힘을 싣는다. 다만 표본 규모, 과제 설계의 이질성, 자기뇌파 및 뇌파 지표의 해석 폭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
모델 자체의 한계도 분명하다. 정밀도라는 변수는 설명력이 크지만 임상에서 직접 측정하기 어렵고, 동일한 행동 또는 영상 소견을 사전의 변화로도 감각 정밀도의 변화로도 해석할 수 있어 식별 문제가 남는다. 예측부호화 모델은 현재 연구 단계의 이론 틀이며, 개별 환자의 평가나 재활 방침을 직접 규정하는 임상 도구로 확립된 단계가 아니다.
임상적 함의, 조심스럽게
그럼에도 이 틀은 임상 사고에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이명의 괴로움이 말초 손상의 크기보다 그 신호에 부여되는 주의와 신뢰, 곧 정밀도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관점은, 소리 요법이나 인지행동적 접근을 통한 이명 재활이 왜 지각의 강도 자체보다 반응과 적응을 겨냥하는지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한다. 다만 이는 기존 이명 관리 전략을 설명하는 보조적 틀이지, 새로운 완화 효과를 단정하는 근거로 제시될 성질은 아니다. 전음성 또는 감각신경성 병인이 의심되는 경우의 선별과 감별은 이비인후과 의사의 평가와 연계되어야 하며, 청능사의 역할은 정밀 청각 검사와 이명 평가, 그리고 근거에 기반한 재활 상담에 있다.
참고문헌
- Sedley, W., Friston, K. J., Gander, P. E., Kumar, S., & Griffiths, T. D. (2016). An Integrative Tinnitus Model Based on Sensory Precision. Trends in Neurosciences, 39(12), 799-812.
- De Ridder, D., et al. (2014). The Bayesian brain: Phantom percepts resolve sensory uncertainty. (환각지각을 베이지안 뇌 관점에서 다룬 리뷰)
- Reisinger, L., et al. (2024). Aberrant auditory prediction patterns robustly characterize tinnitus. (예측부호화 틀을 검증한 최근 실험 연구)
이 글은 하나히어링(운영사 주식회사 오디스랩) 대표 강동훈 전문청능사가 정리했다. 필자는 청각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에 있다.
하나히어링의 첨단 청각학 피팅
보청기는 기기 성능만큼 누가 어떻게 맞추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하나히어링은 청각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밟는 전문청능사 대표가 직접 설계한 12단계 피팅 프로토콜로, 최신 AI 보청기를 내 귀에 맞게 정밀 조정합니다. 실이측정(REM)으로 귀 안에 실제로 도달하는 소리를 재고, 가상음향 피팅(HAF360)으로 식당이나 모임 같은 여러 청취 상황을 미리 맞춰보며, 자체 개발한 하나케어 앱으로 일상의 소리를 세밀하게 조정합니다. 착용 뒤에도 전국 8대 무상 케어로 오래 책임집니다. 전국 40여 개 센터에서 무료 청력측정과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