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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재훈련요법 TRT와 신경생리모델의 근거
- 작성일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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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 재훈련요법 TRT와 신경생리모델의 근거

들어가며: 이명을 신호가 아니라 반응의 문제로 보기
이명 재활에서 Jastreboff의 신경생리모델(Neurophysiological Model)만큼 임상 프로토콜을 하나 통째로 파생시킨 이론은 드물다. 이명 재훈련요법(Tinnitus Retraining Therapy, TRT)은 이 모델을 임상 절차로 구현한 것으로, 이명 신호 자체를 없애기보다 그 신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약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전문가 독자라면 이 모델의 논리 구조와, 이후 무작위대조시험으로 그 효과 크기가 어디까지 지지되었는지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1990년 원 논문이 제시한 전환
Jastreboff는 이명을 와우나 청신경의 국소 병변으로만 환원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이명을 중추에서 생성되고 지각되는 현상으로 재정의했다. 원 논문의 서지는 Jastreboff PJ, "Phantom auditory perception (tinnitus): mechanisms of generation and perception", Neuroscience Research, 1990, 8권 4호, 221-254쪽으로 확인된다. 핵심어가 환청성 지각(phantom auditory perception)으로, 손상된 입력이 아니라 뇌가 만들어내는 지각이라는 틀을 세운 것이다.
변연계와 자율신경계: 괴로움의 자리
모델의 가장 특징적인 주장은 이명의 지각과 괴로움을 분리한 데 있다. 신호의 발생 경로와 그 신호를 불쾌하게 만드는 경로가 다르다는 것이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이 모델에서 이명이 하나의 조건 자극으로 작용해 자율신경계와 변연계를 활성화시키고, 그 결과 불안이나 스트레스 같은 정서 반응이 따라붙는다고 본다. 특히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 부분의 활성화가 이명 심각도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서 중요한 함의가 나온다. 이명으로 인한 괴로움의 강도는 변연계가 얼마나 부정적으로 활성화되는가에 달려 있고, 음량이나 음조 같은 이명 자체의 물리적 속성이나 환자의 의식적 신념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이명 크기를 측정한 수치가 곧 괴로움의 크기는 아니라는 임상 경험을 이론으로 설명해 준다.
조건반사와 습관화라는 작동 원리
모델은 파블로프식 조건형성의 언어로 기술된다. 피질하 중추가 신체 여러 곳에서 오는 자극을 동시에 받아 중요도를 평가하고, 이명 신호를 위협이나 중요한 것으로 분류하면 그 반응이 강화되어 조건반사로 굳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재활의 목표는 명확해진다. 이 연결고리를 약화시켜 이명을 중립적이고 의미 없는 신호로 재분류하도록 유도하는 것, 즉 습관화(habituation)다.
TRT는 이 습관화를 두 축으로 나눈다. 반응의 습관화(habituation of reaction)와 지각의 습관화(habituation of perception)다. 전자가 먼저 일어나고, 반응이 충분히 약해진 뒤에 이명을 덜 알아차리는 지각의 습관화가 뒤따른다는 순서를 상정한다.
TRT의 두 기둥: 지시적 상담과 소리요법
TRT는 두 요소로 구성된다. 하나는 모델을 환자에게 설명해 이명의 위협 의미를 낮추는 지시적 상담(directive counseling)이고, 다른 하나는 낮은 수준의 광대역 소음을 제공하는 소리요법이다. 소리요법에서는 소리발생기(sound generator)나 풍부한 음환경을 이용해 이명과 배경 사이의 대비를 줄인다. 여기서 이명을 완전히 덮는 차폐가 아니라 부분적인 소리 제공을 지향한다는 점이 차폐 중심 접근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임상에서 TRT는 청력손실, 소리 과민, 이명의 상대적 비중에 따라 범주를 나누고 범주별로 상담과 소리요법의 조합을 달리 적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분류는 재활 계획을 표준화하려는 시도였으며, 모델과 프로토콜을 묶은 체계는 Jastreboff와 Hazell의 저서 "Tinnitus Retraining Therapy: Implementing the Neurophysiological Model"(Cambridge University Press)에 정리되어 있다.
근거는 어디까지 지지되었나
이론적 정합성과 임상 효과는 별개의 질문이다. 2006년 Henry 등은 이명 차폐와 TRT를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를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Audiology(17권 2호, 104-132쪽)에 보고했다. 두 접근을 직접 견준 비교연구가 등장하면서 TRT의 상대적 위치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근거 종합 차원에서는 Phillips와 McFerran이 2010년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Issue 3, CD007330)에 체계적 고찰을 실었다. 이 고찰은 TRT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고된다. 즉 모델의 설명력과 별개로, 엄격한 설계의 근거가 그 시점까지는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가장 규모 있는 검증은 이명 재훈련요법 시험(Tinnitus Retraining Therapy Trial, TRTT)이다. TRTT 연구진과 Scherer, Formby가 2019년 JAMA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에 발표한 무작위대조시험으로, 일차 결과변수는 이명 설문(Tinnitus Questionnaire, TQ) 점수의 기저 대비 18개월 변화였고 TRT와 표준관리를 비교했다. 이 대규모 시험의 결과는 TRT가 표준관리에 비해 뚜렷한 추가 이득을 보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보고되었다는 점에서, 모델의 임상적 우위를 재검토하게 만든 분기점으로 읽힌다.
비판과 수정, 그리고 임상적 함의
모델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구성요소의 기여도 문제로, 상담과 소리요법 가운데 무엇이 얼마나 작용하는지가 오래도록 논쟁거리였고 이는 TRTT의 부차 분석들이 다룬 주제이기도 하다. 둘째는 습관화 개념을 임상 지표로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신경생리모델이 남긴 자산은 분명하다. 이명의 지각과 괴로움을 분리해 재활 표적을 정서 반응 쪽으로 옮긴 틀은, 이후 인지행동적 접근과 소리요법을 아우르는 통합 재활 설계의 공통 어휘가 되었다. 임상 현장에서 이 모델은 증상 소실을 약속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명을 가진 사람의 반응을 완화하고 일상 기능을 관리하는 재활의 지도로 쓰는 것이 타당하다. 이명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의학적 평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료와 병행하는 다학제 접근이 전제가 된다.
참고문헌
- Jastreboff, P. J. (1990). Phantom auditory perception (tinnitus): mechanisms of generation and perception. Neuroscience Research, 8(4), 221-254.
- Jastreboff, P. J., & Hazell, J. W. P. (2004). Tinnitus Retraining Therapy: Implementing the Neurophysiological Model. Cambridge University Press.
- Henry, J. A., Schechter, M. A., Zaugg, T. L., Griest, S., Jastreboff, P. J., Vernon, J. A., et al. (2006). Clinical trial to compare tinnitus masking and tinnitus retraining therapy.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Audiology, 17(2), 104-132.
- Phillips, J. S., & McFerran, D. (2010). Tinnitus Retraining Therapy (TRT) for tinnitu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Issue 3, CD007330.
- Tinnitus Retraining Therapy Trial Research Group, Scherer, R. W., & Formby, C. (2019). Effect of tinnitus retraining therapy vs standard of care on tinnitus-related quality of life: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글쓴이. 강동훈. 하나히어링 대표이자 전문청능사로, 청각학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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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청능사, 청각학 석사, 학사 졸업
- - 한림대학교 대학원 청각학 박사과정
- - 청능훈련 주제 학술논문 발표(2020)
- - 하나히어링 12단계 피팅 프로토콜 설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