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용어사전
유양돌기(Mastoid) 구조와 중이 질환, 청력의 관계

기본 정의(귀 뒤에서 만져지는 벌집뼈)
유양돌기는 귓바퀴 바로 뒤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만져지는 단단하고 둥근 뼈 돌기다. 머리뼈 중에서도 귀를 품고 있는 측두골의 아래쪽 뒷부분이 아래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자리이며, 왼쪽 오른쪽 귀 뒤에 하나씩 있다.
이름은 그 생김새에서 왔다. 젖꼭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유양(乳樣)이라는 말이 붙었고, 영어 Mastoid도 같은 뜻의 그리스어에서 나왔다. 우리말 해부 용어로는 꼭지돌기라고도 부른다.
겉으로는 그냥 단단한 뼈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속을 갈라 보면 비어 있다. 수많은 작은 공기 방이 벌집처럼 촘촘히 들어차 있어서, 겉은 뼈인데 안은 공기로 가득한 독특한 구조다. 이 공기 방들이 유양돌기를 이해하는 열쇠다. 크기와 공기 방이 얼마나 발달했는지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측두골 속 벌집 구조(함기세포)
유양돌기 안을 채운 작은 공기 방을 함기세포, 또는 유양봉소라고 한다. 벌집의 방 하나하나처럼 얇은 뼈벽으로 나뉜 수십에서 수백 개의 작은 공간이 서로 연결돼 있다.
이 방들은 태어날 때부터 꽉 차 있는 게 아니라, 자라면서 공기가 들어차며 점점 커진다. 어릴 때 중이와 유양돌기에 염증을 자주 겪으면 이 공기 방이 잘 발달하지 못하고 뼈로 메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유양돌기가 얼마나 공기로 잘 채워져 있는지는 어린 시절 귀 건강의 흔적이기도 하다.
공기 방의 안쪽 벽은 중이 안쪽과 똑같은 얇은 점막으로 덮여 있다. 겉보기엔 뼈지만 속은 중이와 한 식구인 셈이고, 바로 이 점막이 이어져 있다는 점이 뒤에 설명할 염증 전파의 통로가 된다. 공기 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머리뼈 무게를 덜고, 중이 압력이 출렁일 때 숨 돌릴 여유 공간을 둔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이와 이어진 좁은 통로(유돌동)
유양돌기의 공기 방들은 따로 떨어진 방이 아니라, 안쪽에서 중이와 하나로 통한다. 중이의 뒤쪽 위에 유돌동(고실유돌동)이라는 조금 큰 방이 있고, 그 방이 좁은 입구를 통해 유양돌기의 벌집 공간으로 이어진다.
집으로 비유하면, 중이가 거실이고 유돌동은 거실에서 이어지는 작은 복도, 유양돌기의 공기 방들은 그 복도 끝에 딸린 여러 개의 작은 방이다. 거실과 방들이 문 하나로 통해 있으니, 거실의 공기도 방의 공기도 결국 한 공간처럼 움직인다.
이 구조 덕분에 평소에는 중이와 유양돌기의 공기 압력이 함께 조절되고, 가운데귀의 압력 변화를 완충하는 여유 공간 역할도 한다. 문제는 이 연결이 좋을 때만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이에 생긴 염증이나 고름도 같은 통로로 유양돌기까지 넘어갈 수 있다.
유양돌기염(중이염이 번질 때)
중이에 생긴 염증이 유돌동을 지나 유양돌기의 공기 방까지 퍼지면 유양돌기염이 된다. 대부분 급성 중이염이나 오래된 만성 중이염에서 이어져 생긴다. 벌집 방 안에 고름이 차고, 심하면 방을 나누던 얇은 뼈벽이 녹기도 한다.
겉으로 나타나는 신호는 비교적 뚜렷하다. 귀 뒤쪽이 붓고 빨개지며 누르면 아프고, 귓바퀴가 앞으로 밀려 보이기도 한다. 열이 나고 귀가 계속 아프면서 고름 섞인 분비물이 보일 수 있다.
유양돌기는 머리뼈 안쪽으로 뇌, 큰 혈관, 얼굴신경과 가까이 붙어 있어서, 방치하면 염증이 더 깊은 구조로 번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귀 수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위험한 병으로 여겨졌다. 요즘은 중이염을 일찍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예전만큼 흔하지는 않지만, 중이염을 오래 방치하면 지금도 생길 수 있다. 귀 뒤가 붓고 아프면서 열이 이어지는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먼저다.
유양돌기절제술(중이 수술과의 관계)
유양돌기절제술은 염증으로 망가진 유양돌기의 공기 방을 긁어내고 병든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귀 뒤를 열고 현미경으로 보면서 벌집 구조를 다듬어, 고름과 염증이 고이던 공간을 정리한다.
이 수술은 유양돌기만 따로 건드리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중이 수술과 함께 간다. 만성 중이염이나 진주종(중이에 피부조직이 자라 뼈를 녹이는 병)을 다룰 때, 병소를 완전히 걷어내려면 중이와 유양돌기를 함께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막이나 이소골(소리뼈)을 손보는 재건 수술과 한 수술에서 이어지기도 한다.
수술 방식에 따라 귀 안쪽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병을 확실히 걷어내려고 유양돌기와 바깥귀길 사이 벽을 허무는 방식(개방형)을 쓰면, 수술 뒤 바깥귀길과 이어진 큰 빈 공간이 생긴다. 이렇게 귀 안 구조가 달라지면 나중에 보청기를 맞출 때 형태나 귀꽂이 모양을 그에 맞춰 다시 봐야 한다.
수술의 첫 목표는 염증을 없애고 더 번지는 것을 막아 귀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듣기를 되살리는 것은 그다음 목표라서, 수술로 염증을 정리한 뒤에도 청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난청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력 관점(전음성 난청과 수술 뒤 듣기)
중이는 고막과 소리뼈로 바깥 소리를 속귀로 전달하는 증폭 장치다. 중이염이 오래되거나 유양돌기까지 염증이 번지면 이 전달 장치가 망가져서, 소리가 속귀까지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전음성 난청이 생긴다. 소리가 작게, 먹먹하게 들리는 상태다.
수술로 염증을 정리하고 고막과 소리뼈를 재건하면 전달 기능이 어느 정도 돌아오지만, 늘 처음 듣던 만큼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뼈가 많이 손상됐거나, 오랜 염증으로 속귀의 감각 기능까지 떨어졌다면 난청이 남는다. 이때는 전음성에 감각신경성이 섞인 혼합성 난청으로 남기도 한다.
수술로 더 좋아지기 어려운 난청이 남았다면, 그다음은 남은 청력을 보청기로 보완하는 단계다. 다만 귀에서 분비물이 계속 나오거나 수술 자리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는 귓속형 보청기를 바로 쓰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서, 귀 상태가 안정된 뒤 어떤 형태가 맞는지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수술로 귀 구조가 달라졌거나 분비물이 오가는 귀에서는 소리를 키우는 세기뿐 아니라 습기와 귀 건강까지 함께 고려하는데, 귀 안을 꽉 막지 않는 형태가 더 맞는 경우도 있다.
청능평가에서의 유양돌기(골도 검사와 골도보청기)
유양돌기는 듣기 평가에서도 중요한 자리다. 청력측정에서 골도(뼈전도) 청력을 평가할 때, 작은 진동자를 바로 이 유양돌기 위에 올려놓는다. 진동이 머리뼈를 타고 속귀를 직접 흔들어, 중이를 거치지 않은 속귀 본래의 청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원리 덕분에 유양돌기는 난청의 성질을 가르는 기준점이 된다. 귀로 들어가는 기도 청력은 나쁜데 유양돌기를 통한 골도 청력은 좋다면, 속귀는 멀쩡하고 중이의 전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 전음성 난청으로 본다. 기도와 골도가 함께 나쁘면 속귀나 신경 쪽 문제를 의심한다. 이렇게 두 경로를 비교해 난청이 생긴 자리를 좁힌다.
한 가지 더, 유양돌기 골도 검사에서는 반대쪽 귀로 소리가 새어 넘어가 결과를 흐릴 수 있어서, 반대쪽 귀에 잡음을 들려주는 차폐 과정을 함께 쓴다. 양쪽 귀의 청력 차이가 클 때 특히 중요하며, 이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 어느 귀의 속귀 청력인지 정확히 갈린다.
보청기에서도 유양돌기는 쓰임이 있다. 뼈로 소리를 전하는 골도보청기는 바로 이 뼈의 진동 전달 성질을 이용한다. 중이염이나 수술 때문에 귓속형을 쓰기 어렵거나, 바깥귀길이 막혀 있거나, 한쪽 귀가 거의 듣지 못하는 경우에 유양돌기 쪽 뼈로 소리를 실어 속귀까지 보내는 방식이 쓰인다. 골도보청기에는 뼈에 작은 고정장치를 심는 이식형과, 머리띠나 안경다리로 유양돌기 쪽에 진동자를 눌러 대는 비이식형이 있다. 이식형은 이비인후과 수술이 필요하고 비이식형은 수술 없이 착용해 보는데, 어느 쪽이든 유양돌기 뼈가 소리를 속귀로 나르는 통로가 된다는 원리는 같다.
정리(귀 뒤 이 뼈를 어떻게 볼까)
유양돌기는 그저 귀 뒤의 단단한 뼈가 아니라, 속이 벌집처럼 비어 중이와 한 공간으로 이어진 구조다. 이 연결이 평소에는 압력을 완충해 주지만, 중이에 생긴 염증이 번지는 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중이염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귀가 자주 먹먹하고 분비물이 나오거나, 특히 귀 뒤가 붓고 아프면서 열이 이어지면 미루지 말고 귀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중이와 유양돌기의 문제는 일찍 정리할수록 남는 난청도 줄일 수 있다.
수술로 귀를 안전하게 만든 뒤에도 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면, 그것이 끝은 아니다. 남은 청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평가하고, 귀 상태에 맞는 보청기 형태와 피팅을 함께 찾으면 생활 속 듣기를 많이 되살릴 수 있다. 하나히어링 센터에서는 귀 수술 뒤 남은 청력까지 꼼꼼히 평가해 그 사람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