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용어사전
이석증(BPPV, 양성돌발성체위현훈)

기본 정의(이석, 반고리관, 회전성 어지럼)
이석은 전정기관의 난형낭이라는 주머니 위에 얹혀 있는 모래알보다 작은 칼슘 결정이다. 머리가 기울거나 몸이 직선으로 움직일 때 이석이 함께 쏠리면서 그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평소에는 제자리에 단단히 붙어 있지만, 나이가 들거나 머리에 충격을 받으면 떨어져 나올 수 있다.
떨어진 이석이 바로 옆의 반고리관으로 흘러 들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반고리관은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고리 모양 기관인데, 그 안의 림프액을 이석이 출렁이게 하면 실제로는 돌고 있지 않은데도 뇌에 돌고 있다는 신호가 간다. 눈이 보는 세상과 귀가 보내는 신호가 어긋나니 세상이 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으로 느껴진다.
이름의 '양성'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라는 뜻이고, '돌발성'은 갑자기 나타난다는 뜻, '체위현훈'은 자세에 따라 생기는 어지럼이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무서운 병은 아니지만 어지럼의 강도는 상당해서 처음 겪는 사람은 크게 놀란다.
증상의 양상(돌아눕기, 고개 들기, 1분 이내 어지럼)
가장 전형적인 장면은 잠자리다. 자다가 돌아눕는 순간, 아침에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세상이 빙글 돈다. 선반 위 물건을 보려고 고개를 뒤로 젖힐 때, 머리를 감으려고 숙일 때, 치과 의자에 누울 때도 잘 생긴다. 공통점은 머리 위치가 중력에 대해 바뀌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어지럼은 수십 초, 길어도 1분 이내로 가라앉는다.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따라오기도 하지만,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잦아든다. 대신 같은 동작을 하면 다시 반복된다. 수십 분에서 몇 시간씩 이어지는 메니에르병, 하루 이상 계속되는 전정신경염과는 지속 시간에서 구분된다.
주의할 신호가 있다. 어지럼이 멎지 않고 계속 이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함께 오면 귀가 아니라 뇌 쪽 문제일 수 있다. 이때는 미루지 말고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반고리관 위치별 유형(후반고리관형, 수평반고리관형)
반고리관은 한쪽 귀에 세 개씩 있다. 뒤쪽의 후반고리관, 옆으로 누운 수평반고리관, 위쪽의 상반고리관이다. 이석이 어느 관으로 들어갔느냐에 따라 어지럼이 생기는 자세와 양상이 달라진다.
가장 흔한 것은 후반고리관형이다. 구조상 이석이 중력을 따라 흘러들기 가장 쉬운 위치라서다. 눕거나 일어날 때, 고개를 뒤로 젖힐 때 어지럼이 생긴다. 수평반고리관형은 그다음으로 흔하며, 누운 상태에서 좌우로 돌아누울 때 양쪽 방향 모두에서 어지럼이 오고 강도가 센 편이다. 상반고리관형은 드물다.
증상이 아침에 유독 심한 것도 구조로 설명된다. 잠자는 동안 반고리관 안의 이석이 한곳에 가라앉아 뭉쳐 있다가,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첫 움직임에 한꺼번에 쏠리면서 강한 신호를 만들기 때문이다. 낮에 움직이다 보면 이석이 흩어져 어지럼이 덜해지는 경우도 많다.
유형에 따라 이석을 되돌리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래서 어떤 자세에서 어지러웠는지, 어느 쪽으로 돌아누울 때 심했는지 기억해 두면 원인이 되는 관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비인후과에서 하는 확인과 이석정복술(체위검사, 에플리법)
이석증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체위검사로 확인한다. 의사가 머리를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눈떨림(안진)이 나타나는지 관찰하는 검사로, 딕스-홀파이크 검사가 대표적이다. 눈떨림의 방향과 양상을 보면 이석이 어느 반고리관에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위치가 확인되면 이석정복술을 시행한다. 머리를 정해진 순서와 각도로 천천히 돌려,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중력으로 굴려 원래 자리인 난형낭으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후반고리관형에 쓰는 에플리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수평형에는 바비큐 회전법처럼 다른 동작을 쓴다. 한두 번 시행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영상을 보고 혼자 따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유형을 모른 채 하면 이석이 다른 관으로 넘어가거나 어지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어느 관의 문제인지 확인한 뒤 거기에 맞는 동작을 하는 것이 순서다.
정복술 후 남는 어찔함과 전정재활(브란트-다로프 운동)
정복술로 회전성 어지럼이 멎어도 몸이 붕 뜬 느낌, 걸을 때 어찔한 느낌,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 며칠에서 몇 주 남는 경우가 흔하다. 이석이 흔들어 놓은 균형 신호를 뇌가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생기는 잔상 같은 것으로, 대부분 시간이 지나며 옅어진다.
이 회복을 앞당기는 것이 전정재활 운동이다. 대표가 브란트-다로프 운동이다. 침대에 걸터앉아 한쪽으로 빠르게 누워 30초가량 머물고, 일어나 앉아 30초, 반대쪽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어지럼을 일부러 가볍게 유발해서 뇌가 그 신호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보상 훈련이다.
브란트-다로프 운동은 보통 하루 두세 차례, 한 번에 다섯 번 안팎을 반복하며 몇 주에 걸쳐 이어간다. 처음에는 동작마다 어지럼이 올라오지만, 날이 갈수록 같은 동작에서 느끼는 어지럼이 줄어드는 것이 뇌가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시선을 한 점에 고정한 채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훈련, 한 발로 서서 버티는 균형 훈련을 더하면 좋다. 핵심은 꾸준함이다. 어지럼이 무서워 움직임을 피할수록 뇌의 보상은 늦어지고 어찔함은 오래 간다.
재발이 잦은 이유와 생활 관리(수면 자세, 머리 위치)
이석증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한 번 떨어져 나온 이석은 다시 떨어지기 쉽고, 나이가 들수록 이석을 붙잡아 두는 구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머리를 부딪친 뒤, 오래 누워 지낸 뒤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정복술 직후 며칠은 의사의 안내에 따라 베개를 평소보다 조금 높이고, 시술받은 쪽으로 눕는 것을 피하는 식으로 이석이 다시 흘러들지 않게 돕는다. 평소에는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는 동작, 미용실이나 치과에서처럼 머리를 뒤로 오래 젖히는 자세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같은 패턴의 어지럼이 다시 시작됐다면 지난번과 같은 유형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석은 지난번과 다른 관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러면 되돌리는 동작도 달라진다.
노년층 낙상 위험과 평형 훈련(넘어짐 예방)
노년층에게 이석증이 더 무거운 이유는 어지럼 자체보다 낙상이다. 어지럼은 1분 이내로 지나가지만, 그 순간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어두운 방에서 급히 일어나는 순간이 위험하다.
환경을 먼저 손본다. 침대 옆에 바로 켤 수 있는 조명을 두고, 바닥의 미끄러운 깔개를 치우고, 일어날 때는 침대에 걸터앉아 잠시 기다렸다가 어지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일어서는 습관을 들인다.
어지럼이 시작됐을 때의 대처도 정해 두면 좋다. 버티며 걸으려 하지 말고 그 자리에 앉거나 벽을 짚고 몸을 낮춘 채, 어지럼이 가라앉을 때까지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짧게 지나가는 어지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당황해서 넘어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평형 감각은 훈련으로 지킬 수 있다. 벽이나 식탁을 짚고 한 발로 서서 버티기, 뒤꿈치와 발끝을 이어 붙이며 일자로 걷기 같은 훈련을 매일 조금씩 하면 어지럼이 왔을 때 버티는 힘이 달라진다. 다리 근력 운동도 낙상 예방의 큰 축이다.
이석증과 청력(난청, 이명이 함께 올 때)
이석증 자체는 원칙적으로 청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이석이 흘러 들어가는 반고리관은 회전을 감지하는 기관이고,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과는 맡은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지럼이 아무리 심해도 그것만으로 귀가 안 들리게 되지는 않는 것이 이 병의 특징이다.
그래서 어지럼과 함께 귀가 먹먹하거나, 소리가 전보다 둔하게 들리거나, 이명이 새로 생기거나 커졌다면 이석증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메니에르병이나 돌발성 난청, 전정신경 쪽 문제처럼 다른 원인을 평가해야 하는 신호다.
어지럼을 겪은 뒤 청력이 신경 쓰인다면 순음청력검사로 주파수별 청력을 평가해 숫자로 남겨 두는 것이 좋다. 기준이 있으면 나중에 변화가 생겼을 때 바로 비교할 수 있다. 하나히어링에서는 청능평가로 청력 상태를 확인하고, 난청이 확인되면 보청기 상담과 관리로 이어 드린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석증 어지럼은 한 번에 얼마나 오래 가나요?
한 번의 회전성 어지럼은 보통 수십 초, 길어도 1분 이내로 가라앉는다. 다만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반복될 수 있고, 멎은 뒤에도 어찔한 잔상이 얼마간 남기도 한다. 어지럼이 멎지 않고 계속 이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함께 오면 다른 원인일 수 있다.
Q. 이석증이 있으면 청력도 나빠지나요?
원칙적으로 이석증은 청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고리관은 회전을 감지하는 기관이고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과는 역할이 다르다. 난청이나 이명이 어지럼과 함께 왔다면 이석증 외의 다른 원인 평가가 필요하며, 순음청력검사로 청력 상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Q. 이석정복술을 받으면 바로 낫나요?
이비인후과 의사가 시행하는 이석정복술은 한두 번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회전성 어지럼이 멎은 뒤에도 붕 뜬 느낌이나 어찔함이 며칠에서 몇 주 남을 수 있는데, 브란트-다로프 운동 같은 전정재활 훈련이 회복을 앞당긴다.
Q. 이석증 재발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복술 직후에는 의사의 안내에 따라 수면 자세를 조절하고, 평소에는 고개를 갑자기 홱 돌리거나 오래 뒤로 젖히는 동작을 천천히 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평형 훈련과 다리 근력 운동은 재발했을 때 낙상을 막는 데도 보탬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