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용어사전
고막(Tympanic Membrane) 구조와 소리 전달, 청력과의 관계

기본 정의(외이와 중이를 가르는 얇은 막)
고막은 귓구멍(외이도) 안쪽 끝에 있는 얇고 반투명한 막으로, 바깥귀와 가운데귀를 나누는 경계다. 지름은 1센티미터 안팎, 두께는 0.1밀리미터 정도로 아주 얇지만, 소리의 공기 진동을 받아 떨리면서 그 떨림을 안쪽으로 넘겨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자로는 북 고(鼓)에 막 막(膜)을 써서 북 가죽처럼 울리는 막이라는 뜻이고, 옛말로는 귀청이라 부른다.
귀로 들어온 소리는 결국 공기의 떨림이다. 이 떨림이 외이도를 타고 들어와 고막에 부딪히면 고막이 북 가죽처럼 진동하고, 그 진동이 바로 뒤에 붙어 있는 작은 뼈로 전해진다. 고막은 공기의 흔들림을 몸 안의 기계 진동으로 바꾸는 첫 관문인 셈이다.
동시에 고막은 바깥의 먼지나 물, 세균이 가운데귀로 곧장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주는 보호벽 역할도 한다. 소리를 안으로 들여보내면서도 몸을 지키는 이중의 일을 얇은 막 하나가 해내는 것이다.
고막의 구조(긴장부와 이완부, 세 겹의 막)
고막은 눈으로 보면 한 장의 얇은 막 같지만, 실제로는 세 겹으로 되어 있다. 바깥쪽은 피부와 이어진 층, 가운데는 질긴 섬유층, 안쪽은 가운데귀 점막과 이어진 층이다. 이 가운데 섬유층이 고막에 탄력과 팽팽함을 주어 진동을 잘 받아내게 한다.
위치에 따라 두 부분으로 나눈다. 아래쪽 넓은 부분은 섬유가 촘촘해 팽팽한 긴장부이고, 위쪽 작은 부분은 섬유가 적어 상대적으로 느슨한 이완부다. 귀 안을 들여다보면 고막은 약간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가운데에 이소골의 첫 뼈인 추골이 비쳐 보인다. 밝은 빛을 비추면 앞아래쪽으로 삼각형 모양의 빛 반사가 나타나는데, 이 반사의 모양과 위치가 고막 상태를 살피는 단서가 된다.
소리를 전달하는 원리(고막과 이소골, 넓은 면에서 좁은 창으로)
고막 안쪽에는 망치뼈(추골), 모루뼈(침골), 등자뼈(등골)라는 세 개의 작은 뼈, 곧 이소골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다. 고막이 소리로 떨리면 그 진동은 추골로, 다시 침골과 등골로 차례차례 넘어가 달팽이관(와우)의 입구인 난원창을 두드린다.
여기에 몸이 쓰는 영리한 증폭 장치가 숨어 있다. 고막의 넓은 면적에서 받은 진동이 훨씬 좁은 난원창으로 모이면서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이소골이 지렛대처럼 힘을 보탠다. 이 과정 덕분에 공기 속 약한 소리 진동이 달팽이관 안의 액체를 흔들 만큼 세진다. 고막은 단순한 칸막이가 아니라, 소리를 효율적으로 넘기기 위한 정교한 변환 장치의 출발점이다.
고막은 양쪽 귀에 하나씩 있고, 두 고막이 같은 소리를 거의 동시에 받아들인다. 좌우에서 들어온 소리의 미세한 시간 차이와 세기 차이를 뇌가 비교해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방향을 잡는데, 그 출발점이 양쪽 고막의 떨림이다. 한쪽 고막만 상해도 소리의 방향감과 시끄러운 곳에서 말을 골라 듣는 능력이 함께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막 상태와 청력(전음성 난청이 생기는 길)
고막이 제 기능을 못 하면 소리 진동이 안쪽으로 잘 넘어가지 못한다. 이렇게 바깥귀나 가운데귀에서 소리 전달이 막혀 생기는 청력 손실을 전음성 난청이라고 한다.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자체의 문제인 감각신경성 난청과는 원인의 위치가 다르다.
고막에 구멍이 나거나(천공),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거나(함몰), 가운데귀에 물이 차면(삼출성 중이염) 고막의 떨림이 둔해진다. 그러면 소리가 한 겹 막을 통해 듣는 것처럼 먹먹하고 작게 들린다. 청력을 평가해 보면, 공기를 통해 듣는 기도 청력은 떨어져 있지만 뼈를 통해 바로 달팽이관을 울리는 골도 청력은 비교적 정상인 양상이 나타난다. 이 둘의 차이인 기도-골도 차가 전음성 난청의 전형적인 표시다.
특히 가운데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은 아프지 않게 서서히 진행돼, 본인은 그저 전보다 조금 먹먹하다고만 느끼다가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흔하다. 어린아이라면 텔레비전 소리를 키우거나 불러도 잘 대답하지 않는 모습으로 먼저 드러나기도 한다. 겉에서는 고막이 보이지 않아 본인이 거울로 확인할 수 없고 귀 입구만 보일 뿐이라, 먹먹함이나 통증, 분비물 같은 신호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 길이 막혀 생긴 것이라, 원인이 되는 고막이나 가운데귀 문제를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면 청력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달팽이관 자체가 손상된 난청과 크게 다른 부분이다.
고막을 살피는 평가와 보청기와의 관계(고막운동성검사)
센터에서 청력을 평가할 때 고막 상태는 중요한 참고 지점이다. 귀 안을 들여다보는 이경 관찰로 고막의 색, 모양, 천공이나 함몰 여부를 살피고, 고막운동성검사(팀파노메트리)로 고막이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본다. 이 검사는 외이도에 약한 압력을 넣으면서 고막의 반사 정도를 그래프로 그려, 가운데귀에 물이 찼는지, 고막이 굳었는지, 이소골 연결 상태가 어떤지 가늠하게 해 준다.
고막 상태는 보청기 선택과 피팅에도 영향을 준다. 고막에 천공이 있거나 진물이 날 때는 귓속에 꽉 들어차는 귓속형보다 환기가 되는 형태나 귀걸이형이 더 맞을 수 있고, 전음성 성분이 섞인 난청은 그만큼 소리를 더 키워 줄 여지가 있어 피팅 목표가 달라진다. 고막과 가운데귀에 활동성 염증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로 상태를 안정시킨 뒤 보청기를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
전음성 난청이라도 의학적 교정이 어렵거나 원치 않을 때는 보청기로 충분히 도울 수 있다. 막힌 만큼 소리를 더 전달해 주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감각신경성 난청보다 보청기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적으로 고막 천공이나 진물이 반복돼 귓속에 기기를 넣기 어려운 경우에는, 고막과 가운데귀를 거치지 않고 두개골의 뼈 진동으로 달팽이관을 직접 울리는 골전도 방식의 보청기를 고려하기도 한다. 소리가 지나갈 공기 길에 문제가 있어도 달팽이관과 청신경이 건강하다면, 전달 경로를 바꿔 소리를 넣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고막과 중이 상태, 청력 양상을 함께 보고 정한다.
고막 천공과 함몰(다치는 이유와 변화)
고막은 여러 이유로 다친다. 중이염으로 가운데귀에 고름이 차 압력이 높아지면 고막이 터져 구멍이 나기도 하고, 귀를 세게 맞거나 기압이 급격히 바뀌거나 면봉을 깊이 넣다가 찢어지기도 한다. 작은 천공은 몇 주 안에 저절로 아무는 경우가 많지만, 큰 구멍이나 반복된 염증으로 생긴 구멍은 잘 아물지 않는다.
고막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함몰은 가운데귀의 환기를 맡는 이관(귀와 코 뒤를 잇는 관)이 제 역할을 못 할 때 생긴다. 가운데귀 압력이 낮아지면 고막이 안으로 당겨지고, 오래되면 진주종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함몰은 심해지기 전까지 특별한 불편이 없을 수 있어, 한 번 변화가 생긴 귀는 상태를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좋다. 고막에 구멍이 있는 상태에서 물이 들어가면 염증이 깊어질 수 있어, 이런 귀는 수영이나 머리 감기 때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면서 심하게 안 들리거나, 어지럼, 심한 통증, 피가 비치는 분비물이 함께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고막을 지키는 생활 습관
고막은 스스로 아무는 힘이 있지만 한 번 크게 다치면 청력에 오래 영향을 줄 수 있어,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가장 흔한 손상 원인 가운데 하나가 면봉이다. 귀지는 대부분 턱을 움직일 때 바깥으로 저절로 밀려 나오므로 억지로 깊이 파낼 필요가 없고, 면봉을 깊이 넣으면 귀지를 오히려 안으로 밀어 넣거나 고막을 찌를 수 있다. 귀 입구만 가볍게 닦는 선에서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비행기 이착륙이나 다이빙처럼 기압이 크게 바뀌는 상황에서는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해 가운데귀 압력을 맞춰 주면 고막이 받는 부담이 줄어든다. 감기나 비염으로 코가 막혔을 때 코를 너무 세게 풀면 압력이 귀로 몰려 고막과 가운데귀에 무리가 가니, 한쪽씩 부드럽게 푸는 것이 낫다.
소리가 먹먹하거나 전보다 잘 안 들리는 느낌이 이어진다면, 원인이 고막에 있는지 달팽이관에 있는지 스스로 알기 어렵다. 센터에서 청력을 평가하고 고막 상태를 함께 살피면, 지금 필요한 것이 이비인후과 진료인지 보청기인지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